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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드라마·영화

전도연·김고은 연기력이 만든 몰입감, 넷플릭스 〈자백의 대가〉

by by_yamee 2025. 12. 15.

넷플릭스 드라마 〈자백의 대가〉 리뷰

전도연·김고은, 연기로 설득해버린 이야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자백의 대가〉**는 범죄 스릴러라는 장르적 틀 안에서 편견, 자백, 진실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룬 작품이다. 서사가 복잡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은 분명하다. 그 중심에는 전도연과 김고은의 압도적인 연기가 있다.

 


미망인이라는 프레임 속 인물, 안윤수

안윤수(전도연)는 남편 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그러나 이 인물이 의심받는 이유는 명확한 증거보다는 ‘미망인답지 않다’는 인상 때문이다. 침착한 태도, 감정이 크게 드러나지 않는 표정, 일상적인 행동들이 오히려 혐의처럼 쌓인다.

전도연의 연기가 인상적인 지점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감정을 전달한다는 점이다. 울부짖거나 호소하지 않는데도, 인물이 느끼는 공포와 고립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특히 아무 말 없이 멈춰 있는 장면들에서 윤수의 내면 결핍이 더 또렷하게 보인다.

이 캐릭터는 동정하기도, 완전히 믿기도 어렵다. 그 애매한 지점을 끝까지 유지하는 힘이 전도연의 연기에서 나온다.


김고은이 만든 ‘설명되지 않는 공포’

교도소에서 등장하는 **모은(김고은)**은 드라마의 공기를 완전히 바꾼다. 처음에는 냉정하고 태연한 태도로 인해 사이코패스처럼 보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전혀 다른 얼굴이 드러난다.

김고은의 연기는 감정의 폭발보다 감정이 망가진 상태에 가깝다. 슬픔, 분노, 죄책감이 정리되지 않은 채 뒤엉켜 있고, 그 혼란이 말투와 시선, 호흡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모은은 무섭다기보다 불안하게 느껴진다.

이 인물이 무서운 이유는 잔혹해서가 아니라, 이미 모든 것을 잃은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김고은은 이 지점을 과장 없이 설득력 있게 쌓아 올린다.


두 배우가 만들어낸 긴장감

〈자백의 대가〉에서 가장 밀도 높은 순간은 두 인물이 함께 등장하는 장면들이다. 감정을 최대한 억누른 윤수와, 감정이 이미 무너진 모은이 마주할 때 묘한 긴장감이 생긴다.

이 긴장감은 대사보다 침묵과 시선에서 만들어진다. 누가 우위에 있는지 명확하지 않고, 감정의 방향도 계속 바뀐다. 그래서 단순한 공조 관계나 대립 구도로 보이지 않는다.

10년 만에 같은 작품에서 재회한 두 배우가 서로 다른 결의 연기로 균형을 맞추며, 드라마 전체의 중심축을 단단하게 붙잡고 있다.


자백은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

이 작품에서 흥미로운 점은 ‘자백’의 역할이다. 보통 자백은 사건을 해결하는 결정적 증거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자백이 진실을 숨기는 도구로 사용된다. 그로 인해 이야기는 계속해서 관점을 뒤흔든다.

결국 드라마가 던지는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증거를 보는가, 아니면 이미 정해둔 믿음을 확인하고 싶은가.


감상 정리

〈자백의 대가〉는 빠른 전개보다 연기와 인물 해석에 집중할수록 더 재미있는 작품이다. 특히 전도연과 김고은의 연기는 이 이야기가 성립하게 만드는 가장 큰 설득력이다.

한 번 볼 때와 다시 볼 때 인물의 인상이 완전히 달라지는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충분히 끝까지 볼 가치가 있다.